10년째 매달 한 차례씩 꼬박꼬박, 특별한 예약 손님을 받는 식당이 있다. 재료와 조리에 더 큰 정성을 쏟지만 식사비는 받지 않는다. 예약일은 언제나 손님들이 원하는 날짜로 잡아 준다. 부산 동래구의 참치 전문점 ‘동신참치’ 이야기다. 특별한 손님은 부산뇌병변장애인복지관 이용자들이다.
신 대표는 “물심양면으로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이 많은데, 우리가 봉사한다고 하면 안 될 거 같다”며 손사래 쳤다. “자가 차량이 없으면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거나 콜택시 두리발을 불러서 오시거든요. 식당까지 직접 오시게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주은 관장은 “오히려 식당에서 대접해 주는 점이 고맙다”며 “장애인들이 이런 식당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사회 경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동신참치 출입문은 휠체어가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돼 있다. 몇 년 전 식당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신경 써서 고친 부분이다. “식당 출입문 턱이 높은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오실 때마다 나무 받침대를 가져와 받쳐 놓았지만 휠체어가 드나들 때 불안해 보이기도 했고요. 리모델링하면서 출입문 쪽에 포장 작업을 해서 휠체어가 싹 올라오게 하니 언제 오셔도 걱정이 없습니다.”
신 대표와 식당 직원들은 이용자들이 식사 중인 테이블을 살피며 음식이 입에 맞는지 모자란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신 대표는 한 이용자의 말이 가슴에 크게 박혀 있다고 했다. “나이가 좀 드신 분이었는데 ‘살아서도 먹기 어렵고 죽어서도 먹기 어려운 음식을 제가 먹고 갑니다’ 하시는 거예요. 우리는 예사롭게 생각하는 음식인데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미안하다고 과일을 사서 오시는 분도 있고 손수 뜬 수세미도 갖다주시고 그래요. 받기가 너무 미안하지요.”
이날 휠체어를 탄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는 “미안해서 이번에는 안 오려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너무 오고 싶다고 조르더라.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시니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했다. 이 말에 신 대표는 “얼마나 다행이냐. ‘이제 거기 안 갈란다’ 이러면 식당으로서는 보통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신 대표는 “저희는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힘든 것도 없고 부담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가게 운영이 코로나 때 휘청였다가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최근 더 힘들어지긴 했어요. 식당을 문 닫게 되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게를 하는 동안에는 계속 점심 대접은 할 겁니다.”
글·사진=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